‘선수가 울고 있는데….’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고개를 숙였다. 28일(이하 한국시간)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가나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서 2-3으로 석패했다. 2-2까지 잘 쫓아갔으나 후반 23분 추가실점한 부분이 뼈아프다. 심지어 후반 추가시간 권경원의 중거리 슛이 상대를 맞고 나갔으나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휘슬을 불면서 마지막 코너킥 기회까지 잃었다. 우루과이전 무승부(0-0)에 이어 1무1패(승점 1)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캡틴’ 손흥민 역시 마찬가지. 경기를 마친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한동안 감정을 추스르는 모습이었다. 월드컵을 보름여 앞두고 안와골절 부상을 당한 손흥민은 투혼을 발휘 중이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 마스크를 쓰고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시야 확보조차 쉽지 않은 상황.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오버헤드킥에 헤딩, 몸싸움까지 과감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상대 팀이지만 손흥민의 마음이 어떨지 가나 대표팀도 잘 알고 있을 터. 오토 아도 감독을 비롯해 몇몇 선수단은 경기 후 손흥민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끈끈한 스포츠맨십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이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가나 스태프 한 명이 눈물을 훔치는 손흥민에게 휴대전화로 슬쩍 사진을 찍으려 한 것. 어깨동무까지 하며 인증샷을 남기려던 해당 스태프는 다른 가나 스태프가 저지하자 머쓱한 듯 급히 자리를 떠났다.